2016년 2월 13일 토요일

“Peace in White.”

겨울은 겨울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너무 따뜻한 날씨였는데 새 해에 들어서부터 매서운 추위가 몰려오더니 드디어 폭설이 내렸습니다. 북극 한파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때때로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많은 눈은 우리의 일상의 모든 삶을 중지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그런 일이 없지만 미국에 와서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도저히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성도 가운데 교회에 나온 분이 있을까봐 천천히 차를 몰아 교회에 나가 본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예배당 문을 열고 맨 앞자리로 나가 주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순간 예배드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복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지금 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어야 하는 시간과 장소인데 홀로 있었습니다. 예배당도 악기들도 그저 빈 공간만 있었습니다. 한 영혼 한 영혼 예배자가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주일마다 마음껏 모여 예배드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일 예배 드릴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예배드릴 수 있는 것이 복중의 복입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내리는 눈과 점점 쌓이는 눈을 보면서도 평안이 넘칩니다. 하나님이 쉬라 하시면 쉬는 것이 순리입니다. 평안합니다. 모처럼 폭설 속에 여유를 갖은 성도들이 사진도 보내오고, 안부도 물어옵니다. 다들 평안하니 감사합니다. 잠들었던 시심도 새삼 떠 오릅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하얀 눈속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시는 주님이 임마누엘로 함께 하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것처럼 우리의 주홍같은 죄를 눈처럼 희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어떤 상황 가운데도 예배를 받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Peace in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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